자작시 '삭발'..."오로지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의 존재를 표현"

▲ 수보리 스님 ⓒ일간제주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소재 무착선원 주지 수보리 스님이 자작시 ‘삭발’로 제5회 윤동주 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중국조선족문학에서 현대시를 발전시키기 위해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회장 방순애)와 한국 윤동주문학상제정위원회(회장 이종철)가 공동 개최, 조선어로 쓴 현대시 공모전에 참여해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수보리 스님은 “신인상을 수상하게 돼 개인적으로 가장 큰 영광”이라며 “어떠한 미사어구도 쓰지 않고 오로지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의 존재를 표현한 것이 좋은 시로써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정진을 게을리 않고 시를 통해 불자들에게 깨달음의 울림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수보리 스님의 본명은 양은하이며 서귀포시 남원읍 위귀리에서 태어나 서울 동산 불교대학 경전대학원을 졸업, 현재는 무착선원 주지로 있다. 스님은 2003년 한맥 문학에 수필부분과 2009년 월간 스토리 문학 시부분에 등단한 이후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스토리 문인협회에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에서는 제주문인협회와 새별 문학회, 그리고 풀잎 문학회 회원과 이어도 문학회 부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스님은 2018년 대한민국 시민대상 수상을 한 바 있다.

 

-삭발-

 

무명초 한 올 한 올

깍여 내려가네

 

업연으로 태어나

번뇌를 씻어

이 세상 모든 미련 다 버리고

초연히 잡초 뽑혀 내려가네

 

사십 년 긴 세월

속세의 인연 고리에

얽매어 살다가

실타래 되어

한 올 한 올 깍여 내려가네

 

한의 눈물인지

업장의 눈물인지

하염없이 흘러 내려가네

 

모든 것 초연히 내려놓고

한 송이 연꽃 피우려고

첫 걸음마 시작하네

 

아! 이제 세상만사 정리하고

사문으로 들어가리.

 

일간제주의 모든 기사에 대해 반론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됩니다.
반론할 내용이 있으시면 news@ilganjeju.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와 더불어 각종 비리와 사건사고, 그리고 각종 생활 속 미담 등 알릴수 있는 내용도 보내주시면
소중한 정보로 활용토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일간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