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현재까지도 체육관 건물 외벽에서 빗물이 줄줄

▲ [사진=뉴스1]

“어떻게 지었길래. 이번이 세 번째이다”

“부실공사다. 태풍이 올때면 계속 이렇게 해야 되나. 어제는 지붕에서 물이 콸콸 쏟아져 바닥에 고인 물을 빼 내느라고 곤욕을 치뤘다”

본지는 24일 오전 9시께 제주시 오라동 제주복합체육관을 찾았다.

태풍 ‘솔릭’이 할퀴고 간 자리를 청소하던 어르신들의 입에서는 수번에 걸쳐 “어떻게 지었길래” 이 같은 푸념섞인 말들이 오갔다.

▲ ⓒ일간제주
▲ ⓒ일간제주 24일 오전 체육관 건물 외벽에서 빗물이 줄줄 새고 있다.
▲ ⓒ일간제주 24일 오전 체육관 외벽에서 떨어지는 빗물

이날 체육관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건물 외벽 금속 판넬 사이로 고여있던 빗물은 줄줄 계속 새고 있었다.

체육관 부실공사 의혹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전역 강풍특보가 발효됐던 2014년 6월 2일 건물 지붕 구조물이 통째로 뜯겨져 주변 공원과 도로 곳곳에 날렸다. 준공한 지 두 달도 안된 시점이었다. 당시 제주시의 최대 순간 풍속은 31.8m/s였다.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가 제주에 상륙할때 가로 40m, 세로 40m 크기의 대형 구멍이 체육관에 생겼다. 당시 최대 풍속은 2014년때보다 더 센 초속 47.0m/s이었다. 

올해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는 동북쪽 1.2층 천정의 3분의 1 가량이 파손되고, 유리섬유가 포함된 단열재 및 많은 양의 빗물이 2층 배드민턴장 목재 마루바닥에 스며들며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번 태풍의 최대 풍속은 강풍과 비가 집중 쏟아진 22일 밤 12시부터 23일 오후 1시까지 32.2m/s로 2014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날 어르신 한 분은 “파손 부위도 매번 다르다. 올해는 2016년의 반대 편이었다. 부실공사도 이런 부실공사가 없다”고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 ⓒ일간제주 제주복합체육관 외벽 전경

한편 제주복합체육관은 제주도가 전국체전에 대비해 총사업비 150억원을 투입, 2014년 4월 준공했다. 연면적 9914㎡에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게이트볼장과 배드민턴장을 갖췄다.

당초 벽면은 초속 40m의 강풍에 10분 이상, 지붕은 초속 50m를 10분 이상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올해까지 세 번이나 동일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애초 설계 또는 시공이 잘못된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복합체육관 위탁·관리 중인 체육회는 "타지역 업체가 설계하면서 제주의 기후 특성을 잘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 현재 1층 게이트볼장 이용은 가능하지만 2층 배드민턴장의 경우는 안전문제는 물론 추가 바닥 들뜸 현상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앞으로 잠정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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