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27일 오후 11시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 3차전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이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를 이틀 앞둔 25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서 공에 발을 얹은 채 상념에 잠겨 있다. 2018.6.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은 "월드컵이 두렵다"는 말을 했다. 4년 전 자신의 경험을 빗대 "브라질 월드컵 때는 그냥 어렸고, 월드컵에 나간다는 자체로 그냥 기쁘고 설렜다. 하지만 월드컵이라는 대회가 얼마나 크고 대단한 수준이라는 것을 안 지금은 그때와 다른 기분"이라고 걱정을 전했다.

덧붙여 "우리보다 강한 팀들이 엄청난 노력으로 임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정말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창피를 당할 수도 있다"는 솔직한 심경도 밝혔다. 그런 각오로 출전했던 러시아 월드컵인데, 심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손흥민의 종료 직전 만회골에도 불구하고 1-2 패배로 끝난 멕시코와의 2차전 이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그에게 '월드컵'에 대한 감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고개를 살짝 저으며 "나에게 여전히 월드컵은 두렵다. 정말 두려운 무대"라고 고백했다.

여전히 벽을 느꼈다는 뜻이다. 지난대회보다 기대의 시선은 더 많아졌으니 심적 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때문에 안쓰럽다는 시선이 넘치고 미안하다는 반응도 적잖다. 내친김에 한 번 더 미안해야할 듯하다. 독일전, 한국 축구가 기댈 곳은 그래도 손흥민뿐이다.

축구대표팀이 27일 오후 5시(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으로는 밤 11시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지난 대회 챔피언 독일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팬들이야 팬심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계산하기 바쁘나 선수들은 냉정하게 접근해야한다. 앞에 놓인 상대는 무조건 승리해야한다는 독기 오른 최강이다.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1대2로 패한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며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2018.6.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큰 틀에서 신태용호가 풀어나갈 콘셉트는 명확하다. 수비를 단단히 하는 것이 첫 단추다. 벼랑 끝에 몰린 상황, 상대가 우리보다 확연히 강한 경기에서 선제실점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어떻게든 막아내고 버티다가 카운터어택을 날려야하는데, 그렇다면 다시 시선은 손흥민을 향한다.

멕시코전 흐름이 그랬다. 당시 대표팀은 폭염 속에서 모두가 열심히 뛰면서 일단 막는 것에 집중했다. 수비진의 실수와 아쉬운 판단으로 2실점 했으나 악착같이 뛴 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막아 공격권을 따내면, 전방에 있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보냈다. 어떻게든 해결해달라고 맡겼다.

그 단조로운 패턴 속에서 손흥민은 고군분투했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경기를 보면서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부상으로 빠진 권창훈 등 애초 준비했던 선수들이 있었다면 손흥민이 덜 외로웠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속내를 전했을 정도로 외로운 싸움을 펼쳤다.

그래도 손흥민의 '레벨'은 달랐다. 대부분의 경합에서 2~3명에 둘러 싸여 있었음에도 어떻게든 공을 간수, 드리블해서 박스 근처까지 이동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겹겹이 막힌 수비벽 때문에 미리 차단되는 일이 많았으나 어떻게든 슈팅까지 날렸다. 더 놀라운 것은, 종료 직전 결국 환상적인 골을 터뜨렸다는 사실이다.

박스 안에 멕시코 선수들이 가득한데 왼발로 감아 때렸고, 명 수문장 오초아가 몸을 날렸으나 구석을 파고들었다. 적장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의 골은 정말 훌륭하고 멋진 골이었다. 지금도 훌륭한 선수지만 손흥민은 미래가 더 밝은 선수"라고 박수를 보냈다. 그 어려운 성과를 다시 기대해야하는 상황이다.

멕시코전에서 손흥민의 클래스를 확인했기에, 독일 선수들의 견제는 더 거셀 것이 확실시 된다. 황희찬이나 이재성이나 이승우나, 도와줘야할 이들의 몫도 크지만 결국은 손흥민이 해결해주지 못한다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독일 축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다. 프로선수 생활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시작했고 그곳에서 성장해 EPL에 진출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대표팀의 강점 또한 잘 안다.

그들과의 싸움을 앞둔 손흥민은 "그래도 해야 한다. 그들이 독일이든 어디든, 해야 한다. 지금은 그것밖에 할 말이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려워도 극복해야한다는 의미였다. 지나친 짐을 짊어지우는 것일 수 있으나, 에이스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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