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참여환경연대 홍영철 공동대표

▲ 제주참여환경연대 홍영철 공동대표ⓒ일간제주

제2공항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제2공항을 찬성하는 여론이 우세합니다. 찬성하는 이유는 압도적으로 ‘불편해서’라고 합니다. 여론조사는 여기에서 그칩니다. 무엇이 불편한지에 대해서 더 묻지 않습니다. 추측해보면 두 가지 정도일 것입니다.하나는관광 성수기에 비행기 표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과 또 하나는 공항터미널에 사람이 많아 번잡하고 수속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겁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공항이 늘면 터미널도 넓어지고 항공기 편수도 많아져서 이런 불편이 완전히 해소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과거에 비해 비행기 편수도 늘어나고, 터미널도 획기적으로 넓어졌는데, 우리 제주도민은 10년 전보다 항공기를 이용하기 편리해졌을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그럼 왜 그런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2공항이 생기면, 터미널 공간도 늘고 비행기 편수도 느는 것이 당연한 걸까요? 비행기 편수가 느는 것은 단순히 활주로에 여유가 있다고 느는 것은 아닙니다. 비행기 편수가 늘려면 승객이 늘어야 합니다. 비행기 한대를 띄우려면 일정 이상의 승객이 확보되어야 수지가 맞아 취항이 될 것입니다. 제주도민들은 관광객에 비해 급증할 수 없기 때문에 상수이고, 관광객이 변수입니다. 결국 관광객이 늘지 않으면 비행기 편수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으로, 비행기 편수가 늘어나도 관광객이 늘어난다면 제주도민은 지금처럼 관광객에게 항공기 좌석을 선점하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터미널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도로가 생겨도 차량이 줄지 않는 것처럼, 늘어난 관광객은 금방 터미널을 채우기 마련입니다.

결국, 제주도민 불편의 문제는 공급을 늘려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진리를 알기 때문에, 제주도는 거액을 투자하여 제주항공 설립을 도운 것입니다. 하지만, 사기업 지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제주도민의 연륙교통을 해결하고자 했던 것은 사기업의 속성을 전혀 모르는 철없는 기대였을 뿐이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제주도민의 불편을 해소해야 할까요? 우리나라는 수많은 도서(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거주하는 곳으로부터 우리나라 내의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게 자유를 부여하고, 그를 위한 국가의 도움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서지역은 편도이동 시, 개인 부담액이 5천원이 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도서지역임에도 도서지역에서 제외되어 관광객에 비해 생존권적인 이동권이 보장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회나 비용에서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한 예비후보가 육지나들이 1만원 공약을 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도서지역으로 인정되어 다른 도서지역과 같은 혜택을 받으려면, 국가적으로 막대한 부담이 생깁니다. 그로 인해 당연한 권리가 부정될 여지가 많습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제주도민에게 비행기 좌석의 일정 부분을 우선적으로 배정하게 하는 쿼터제를 먼저 국가에 요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주도민이 우선적으로 예약할 수 있게 하고, 배정된 좌석이 남으면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국가가 수용할 수 있게 제주도민들이 한 목소리로 요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항을 지어야 한다는 사람들은 제주도민의 불편을 이유로 제2공항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이는 매우 조악한 눈속임입니다. 또한 항공기 편수가 많아서 위험하다는 것도 저가항공기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제주도의 환경수용력을 고려하여 증편에 매우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항공사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면서 제주도민을 기만하고 있다는 사실도 깊이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일간제주의 모든 기사에 대해 반론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됩니다.
반론할 내용이 있으시면 news@ilganjeju.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와 더불어 각종 비리와 사건사고, 그리고 각종 생활 속 미담 등 알릴수 있는 내용도 보내주시면
소중한 정보로 활용토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일간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