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국익' 내세워 안보분담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시제품을 둘러본 뒤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적자를 지적하며 주한미군 주둔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이 경제와 안보를 연계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한 정치 모금행사에서 연설한 녹음본을 입수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석에서 동맹국들에 불만을 나타내며 한국에 대해선 주한미군 카드를 언급하며 위협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과 무역에서 적자가 엄청 많은데 우리는 그들을 지켜준다. 무역에서도 돈을 잃고 군사에서도 돈을 잃는다"며 "우리는 남북 분계선에 3만2000명 병력을 두고 있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동맹들은 자기 자신만 신경쓴다. 그들은 우리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공식석상에서의 발언은 아니지만 미국 측이 SMA 협상에서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이유로 우리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SMA 협상을 위해 지난 7일 호놀룰루에서 첫 고위급 회의를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협의 역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힘든 협의의 과정이 될 것이다. 각자의 생각과 입장이 있기 때문에 한번의 회의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첫 만남에서 양국의 간극을 시사했다.

이번 협의는 지난 2014년 9차 SMA 협의 이후 4년만에 재개하는 만큼 분담금 액수, 유효기간, 제도개선 등의 부분에 한미 간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하게 얽혀있어 난항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SMA 협정은 1991년 제1차 협정을 시작으로 그동안 총 9차례의 협정을 맺어 왔으며 현행 제9차 협정은 올해 12월31일로 마감된다.

9차 협정 결과로 우리 측은 2014년 9200억원을 시작으로 전년도 총액에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반영·인상한 분담금을 지급, 올해는 9602억원을 지급했다.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여건을 조성하고 연합방위 능력 강화에 기여하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미 고위인사의 멘트에 대해서는 (일일이)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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