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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꼰대와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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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3  11: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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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자치행정과 양현주ⓒ일간제주

무술년 새해가 바뀌고 나이 한 살 더 먹더니 어느새 2개월이 후딱 지나버렸다. 아이들을 빼고 누가 나이 드는 것을 좋아할까. 나이는 그냥 숫자에 불과하다고 쿨하게 무시해버리거나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고 체념하는게 고작이다. 그러나 진짜 불편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점차 ‘꼰대’가 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 그에 따른 실망과 불안이다.

아이들과 함께 가족 회식을 하게 되는 날엔 어김없이‘가버린 왕년’을 이야기 하고, 어린 후배들과 미팅 시 마른 침 삼키며 내놓는 그들의 제안을 ‘뭘 모르는 소리’로 여겨 모두 어설프게 보이는 것이 분명‘꼰대기질’이 발현되는 것일터, 꼰대의 사전적 의미는 학생들의 은어로‘늙은이’또는‘선생님’을 부정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 의미는 점점 확장되어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남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을‘꼰대질’이라고 일컫는다. 정작 이런 처지가 되다 보니 가만 있을수가 없다. 그래서 마음을 먹었다. 2018년 새해 목표를 ‘꼰대 탈피’로 정하기로 했다. 그것만이 청춘을 유지하고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탈피할수 있을까? 문득 지난해 어느 교수님의 강의중에 하신‘꼰대이야기’가 떠오른다.‘변화와 꼰대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꼰대에서 탈피하려면 첫째,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 둘째, 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셋째,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리다. 넷째, 말하지 말고 들어라, 답하지 말고 물어라. 다섯째, 존경은 권리가 아니라 성취다.’라며 ‘이러한 변화는 인문학에서부터 시작된다.’라며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생각해 보면, 그 교수님의 말씀이 명쾌한 해답인 것 같다. 인문학이야 말로 각자 정신세계에서 주인이 되어 스스로 빛을 발할수 있게 해주는 가장 순수한 삶이 도구가 아니던가? 마침 제주시가 그 해답의 출발점에 섰다. 바로 ‘일상을 인문학처럼, 인문학을 일상처럼’의 취지를 내걸고 목요인문학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에도 분야별 다양한 주제의 강좌를 운영하여 시민 3,000여명이 참여하는 등 호응도가 매우 높아 재강좌 문의가 꾸준하였다. 총35회에 걸쳐 운영될 이번 강좌는 시민들의 의견을 전폭 수렴하여 미술,음악,영화 또는 최근 이슈와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주제로 확대하여 운영하게 된다. 특히 시민들이 원하는 인문학 석학으로 강사진이 꾸며져 있어 한결 쉽고 재미가 있어 사뭇 기대가 된다.

어느 날 문득 꼰대가 되어 가는 자신을 발견하거나, 세상의 고정관념에 붙잡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면 두말없이 인문학을 품어라. 그게 급선무이다.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 다른 나만의 무언가를 만드는 것, 그것이 곧 인문학이다. 그러니 우리의 고유한 삶을 위하여 더 늦기전에 시작해라. 그럼으로써 자신이 한결 나아진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세상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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