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스타 마이클 창, 정현도 월드스타로 부상

2018 호주오픈 돌풍의 주인공 정현(왼쪽)과, 역대 아시아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마이클 창.© AFP=News1

"충 온 파이어(CHUNG on fire)."

정현(22·한국체대)이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을 꺾은 뒤 중계 카메라 렌즈에 적은 문구다.

정현은 해외에서 '미스터 충'으로 불린다. 그의 성(姓) 정을 CHUNG으로 표기하기 때문. 샌드그렌을 3-0으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오르면서 '나는 불타오르고 있다'는 각오를 재밌게 표현한 것이다.

이제 '미스터 충' 정현은 아시아 테니스 선수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최고의 아시아 선수는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28). 그는 2016년 US오픈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역대 아시아 선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기세는 정현이 니시코리를 뛰어넘는다. 이번 대회에서 정현은 세계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연파하며 준결승까지 올랐다. 아쉽게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벽에 막혀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단숨에 월드스타로 부상했다.

니시코리에 앞서서는 마이클 창이라는 아시아계 선수가 있었다. 마이클 창은 대만계 미국인으로, 따지고 보면 아시아 선수라고 분류할 수 없다. 그러나 아시아인의 신체조건을 가진 마이클 창은 세계 테니스계의 아시아 선수 역사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아시아계로 범위를 넓히면 마이클 창이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마이클 창은 1989년 17세의 나이로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프랑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아직까지도 아시아계 선수의 유일한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으로 남아 있다.

마이클 창도 신체조건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다. 프랑스오픈은 클레이코트에서 진행된다. 흙바닥을 뜻하는 클레이코트는 바운드가 크지 않아 서양 선수들의 강력한 서브가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마이클 창의 1989년 우승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만약 정현이 앞으로 더욱 성장해 호주오픈, US오픈, 윔블던 등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이는 마이클 창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 된다. 또한 니시코리의 준우승 기록을 넘어 아시아 국적 첫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도 세울 수 있다.

아직 정현의 갈 길은 멀다. 마이클 창은 1989년 프랑스오픈 우승 외에 1995년 프랑스오픈 준우승, 1996년 US오픈·윔블던에서 준우승도 차지했다. 정현의 최고 성적은 이번 호주오픈 준결승 진출이다.

그러나 정현은 아직 20대 초반이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 니시코리는 하향세가 역력하다. 현재로선 정현이 마이클 창의 뒤를 이어 아시아 테니스의 대명사로 자리잡는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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