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계섬문화축제의 개최 배경으로 작용

[기획 : 바람직한 세계 섬문화축제의 방향]

[편집자 주]세계 섬문화축제는 ‘21세기 해양시대를 열자’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사전 준비부족 및 조직위와 기획사의 갈등, 축제기간의 문제 등으로 두 차례의 축제를 끝으로 중단됐다.

그러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 후반기 ‘문화예술의 섬’ 추진 정책으로 제주세계섬문화축제 의 부활을 핵심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세계섬문화축제는 1차 여론조사에서 81%의 찬성을 보였지만 2차 여론조사에서는 54%로 떨어지고 문화정책자문기구인 문화예술위원회에서도 지방선거 이후로 논의를 미루자는 의견이 제시됨으로써 제주특별자치도는 도민공감대 및 준비기간 부족으로 축제 성공 어려움, 지방선거 논란 초래 예상으로 2018년 지방선거 후 개최 여부를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따라 본지는 세계섬문화축제가 어떤 배경으로 시작되고 명암, 그리고 축제의 성공가능성, 바람직한 축제 방향 등에 대해 진단해 보고자 한다.

이 기획에는 세계섬문화축제를 지켜봐 온 고창훈 제주대 명예교수와 이경원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가 대표로 집필을 하고 섬 연구와 자치행정을 수강하고 있는 제주대학교 일반대학원 행정학과 대학원생들이 현장학습을 통한 좌담회 등을 통해 참여한다.

 

1. 세계섬문화제 개최 배경

제주도는 왜 세계섬문화축제를 개최하게 됐는가.

우선 섬사람들의 입장에서 섬을 연구하고 섬의 세계를 말하는 도서(島嶼)학의 흐름이 첫 번째 배경이라 할 수 있다.

1986년 캐나다의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에서 국제섬학회 ISISA(International Small Island Studies Association)가 개최된데 이어 1994년에는 오끼나와에서 개최되는 등 학문적으로 섬사람의 관점에 섬을 연구하는 도서학 (Nissology on their terms)이 정립될 정도로 섬에 대한 인식이 커져 축제를 통한 섬의 연대가 모색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제주 섬에 대한 연구가 인류학, 사회학, 역사학, 행정학, 정치학, 경제학, 관광학 등 각각의 학문분야의 접근을 통하여 섬 연구가 이루어지고 다른 섬 지역인 하와이, 오끼나와 등과의 비교연구로 확대되고 행정기관을 통한 섬문화 교류로 확대된다.

이러한 연구는 문화교류의 과정으로 연결되면서 각 섬들은 자신의 축제를 발전시키면서 통합적인 축제로서 세계섬문화축제의 필요성을 제기하게 된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제주도는 섬발전모델연구의 연구용역에 착수함과 동시에 하와이와 오끼나와의 문화교류를 거치면서 1998년 섬 관광정책포럼과 세계섬문화축제를 출범시키는 계기를 마련됐다.

▲ 세계섬문화축제 거리퍼레이드 모습.<자료사진>ⓒ일간제주

당시의 제주도는 국내관광지에서 국제관광지로 도약하려는 전환기적 과정에서 제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축제 육성이 필요했고, 중앙정부도 각 지자체마다 하나의 대표적 축제를 육성하는 정책을 지원했는데, 제주도는 세계섬문화축제의 개최를 선택 실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부산이 부산국제영화제를, 경기도가 도자기축제를 시작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다른 배경은 1990년 작은 섬나라들이 국제적 목소리를 내는 AOSIS(Alliance of Small Island States)라는 작은 국가연합의 탄생으로 제주지역도 제주자치도에 대한 열망이 커진다.

이는 대부분 섬 국가가 식민지에서 상당수가 독립하면서 자치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데 남태평양의 피지공화국이나 아시아의 동티모르들이 그러하다.

▲ 세계섬문화축제에 참가해 공연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일간제주

이러한 국가들 대다수가 빈곤하기 때문에 UNSIDS(유엔작은섬국가)라는 국제기구를 뉴욕에 설치 이를 후원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1997년 11월 세계섬학회를 결성하고 세계섬문화축제의 이론적 뒷받침을 하기에 이른다.

1998년 여름 세계섬문화축제에 이 기구에 속한 섬나라의 다수가 초청된 점도 이러한 데에 기인한다.

세 번째로는 1980년 후반 이후 세계평화의 섬 역할에의 열망이 국제정치학의 흐름과 지역운동에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제주도가 도민들의 이같은 세계화에 대한 열망을 세계섬문화축제로 수렴하여 축제 개최를 추진하면서 국제관광지로 도약하는 트레이드 마크로 활용하려는인식의 결과였다.

한국의 경제성장은 대만, 홍콩, 싱카포르와 함께 네 마리의 용으로 비견되었는데 제주도를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발전시키자는 논의도 나타난다.

1990년 들어 제주는 정상화담의 장소로 거듭 활용되면서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관광과 외교적 역할에의 기대가 복합되는 형태를 생각하였다.

▲ 세계섬문화축제 폐막공연 모습.<자료사진>ⓒ일간제주

한편으로는 1998년 군사기지 반대운동의 대안으로 제주평화지대 운동이 나타나면서 행정기관이 도민들의 세계 섬들의 문화교류의 장으로의 기대와 열망을 제주도의 세계섬문화축제의 실현으로 반영시키고자 하였다.

세계섬문화축제의 개최는 도서학적인 국제관광중심지로의 도약, 세계 섬 문화 교류의 중심을 통한 국제기구의 유치와 준외교적 역할을 수행하는 장소로서의 발전에 대한 도민적 기대와 열망을 반영하면서 중앙정부의 대표적인 지역축제 지원정책과 결합하려는 지역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세가지의 배경을 통해 1998년 세계섬문화축제는 그 막을 올리게 됐다.

일간제주의 모든 기사에 대해 반론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됩니다.
반론할 내용이 있으시면 news@ilganjeju.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와 더불어 각종 비리와 사건사고, 그리고 각종 생활 속 미담 등 알릴수 있는 내용도 보내주시면
소중한 정보로 활용토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일간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