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상(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장)

   
▲ 강문상(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장)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그때 그 시절, 교정에서도 마을 신작로를 닦았던 대대적인 취로사업에도 하루의 시작은 새마을노래와 함께 애환을 같이 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추억 속의 노래일 뿐이다. 마을주민이 팔을 걷어 부치고 협동심으로 돌밭을 가꾸던 70년대의 민중가로 유비쿼터스시대를 대변할 수는 없다고 본다.

변한 세상 중심에 공직사회 환경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도 잊을만 하면 행정에서는 ‘새마을 향수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

한동안 감귤대란과 양파파동에 공직자를 대거 농사현장으로 내몰던 전시행정에 치를 떨었던 기억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최근 마늘파동현장으로 또 다시 내몰려 하고 있다. 거기에다 새벽7시, 그때 그 시절 대명사였던 빗자루를 들고 거리청소를 기획하고 있다.

새벽7시의 거리청소, 거주지로부터 약1시간이나 동떨어진 마을 곳곳에 책임지역이 정해져 있어 6시에 출발해야 하고, 정규근무시간에 맞춰 돌아오려면 대략 청소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거리 곳곳을 열심히 누빈다 해도 손에 들려진 한 봉지 가득 담배꽁초 채우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근로기준법상 모든 근로자에게는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고, 그 시간을 초과할 경우 보상해주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이는 공직자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

1시간 거리청소를 하자고 왕복이동시간까지 합쳐 3시간을 초과근무수당으로 보상해 주어야 하는데, 대략이기는 하나 2만원 정도가 지급된다. 1일 1,000여명의 공직자가 참여한다고 환산해볼 때, 2천여만 원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쓰레기 한 봉지와 시민혈세 2천여만 원을 맞바꾸에는 그때 그 시절 타성에 젖은 향수병일 뿐이다.

여수엑스포가 생각만큼 관객동원이 시원찮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시가 나서 여수를 찾아 구경하라는 권장차원을 넘어 입장권구매실적을 받는가 하면, 참석공무원에게 교육이수 점수까지 부여하면서 그 도가 넘어섰다는 탄성이 곳곳에서 들린다.

최근 우리 독자기술로 발사에 성공한 인공위성 아리랑 3호기가 지금도 내 머리맡을 빙빙거리고 있는 작금, 이러다가 새마을노래가 관공서 스피커에 다시 흘러나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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