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法 경시해 수사·재판 불응 우려" 구속 필요성 강조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하기로 하면서 어떤 발언과 논리로 자신의 결백을 호소할지 주목된다.

변호인들의 변론을 앞세웠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는 달리 이번 영장심사에서는 박 전 대통령 스스로 판사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는 자신을 옭아매는 결정적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에 검찰 측은 범죄사실의 소명과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박 전 대통령 측의 헌법·법률 경시 태도로 볼 때 향후 수사 및 재판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할 방침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영장실질심사는 검찰과 변호인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일반 형사재판과 달리 재판부와 피의자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심사를 맡은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검찰이 제출한 구속영장 청구서와 관련, 피의자인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질문을 하고 박 전 대통령이 이에 답해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은 변호인이 나란히 앉아 변론을 상의할 수 있다. 검찰 신문조사에서도 변호사는 조사를 마친 뒤 신문조서를 함께 열람하며 수정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영장실질심사에서는 법정 한가운데 있는 증인석에 앉아야 해 변호인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 박 전 대통령의 답변이 자신의 구속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셈이다.

영장심사의 주요 쟁점은 뇌물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형량이 가장 무거운 데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와 달리 전형적인 부정부패 범죄에 해당해서다. 검찰이 이번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뇌물수수혐의는 삼성으로부터 받은 298억여원이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16억2800만원과 승마지원 77억9735만원,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금액 204억원도 모두 뇌물로 봤다.

이밖에도 영장청구서에는 블랙리스트 지시·작성, 청와대 문건 유출 등 13개 혐의가 모두 적시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사익을 취한 적 없다'는 논리로 결백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대국민 사과, 헌재 탄핵심판 최종의견서, 삼성동 자택 메시지 등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검찰 소환에서도 '내가 뇌물 받으려고 대통령이 된 줄 아나'라는 취지로 답하며 격렬하게 억울함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범죄사실의 소명 △사안의 중대성 △구속된 공범과의 형평성 △증거인멸 우려 △수사 및 재판절차 불응 등 도주의 우려 등을 근거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검찰은 영장청구서에서 "피의자는 위와 같이 국격을 실추시키고 대통령 및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음에도,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관계까지 부인으로 일관하는 등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구속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 및 재판에 불응할 우려가 크다고 영장청구서에 적시했다.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이 검찰의 국정농단 수사 착수 이후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 비서진들을 통해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도록 하고,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등 관련자들에게 허위진술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증거인멸한 사실을 지적했다. 또한 "최서원(최순실)이 해외에 도피한 동안에도 차명전화를 이용해 다수 통화하면서 검찰 수사에 대비했음이 확인되는 등 피의자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고도 했다.

아울러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측의 법 경시 태도를 지적,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
다. 박 전 대통령 측이 검찰과 특검의 수사를 문제삼으며 수차례 대면조사에 불응한 점, 탄핵심판에 불출석한 점, 탄핵심판 결과에 불복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도 구속이 필요한 이유로 들었다. 검찰은 "검찰·특검 및 탄핵심판 과정에서 피의자의 변호인들이 보여줬던 헌법과 법률 경시 태도에 비춰, 앞으로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출석을 거부할 우려 또한 높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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