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시작된 10일 오전 11시 경기 수원시 수원역 중앙광장에는 TV앞으로 모인 시민들의 모습. © News1

"오, 시작한다. 오늘 결정되는거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시작된 10일 오전 11시 경기 수원시 수원역 중앙광장에는 TV앞으로 모인 시민들이 이정미 헌재 소장권한대행의 심판 발언에 가던 길을 멈추고 눈과 귀를 집중했다.

대학생과 아이와 함께 나온 주부, 노인, 주변 상가 상인들의 시선은 모두 중앙역 광장 TV를 응시했다.

시민들은 이정미 소장대행의 발언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였으며, 역사 소음으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자 젊은층은 이어폰을 꺼내 스마트폰 생중계에 접속했다.

이 대행이 탄핵 소추 사유를 하나씩 발표하자 시민들의 표정도 엇갈렸으며, '(세월호)직책 성실성 여부는 탄핵 소추 사유 아냐'라는 발언이 나오자 일부 시민들은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역 광장에는 순식간에 300여명의 시민들이 TV앞에 모였다.

TV 옆 무인승차권 발급기에서 표를 발급한 한 시민은 "기차 시간이 다 됐는데"라면서도 TV 내용을 한 참 응시한 뒤 플랫폼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배치된 안전 요원들과 바닥 청소를 하던 청소원도 하던 걸레질을 멈추고 TV를 응시했다.

'朴, 최순실 사익 후구 가능하도록 도와'라는 문구가 TV 하단에 명시되자 시민들은 '그렇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 선고가 내려진 10일 오전 청와대 전면에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생중계 되고 있다. 2017.3.1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잠시 후 오전 11시 21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문구가 TV화면에 뜨자 TV앞은 물론 역사 곳곳에 있던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화 통화를 하며 역사를 가던 여대생은 "탄핵됐네"라고 친구에게 탄핵 인용소식을 알렸다.

주무 배모씨(32·여)는 "지난번에 남편과 광화문 광장 집회에 나간 적이 있다. 이번 결정으로 나라가 안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TV를 보던 시민들의 표정은 밝았고, 역사 매점 주인은 "이제 나라가 좀 조용해 지겠네. 그 동안 나라꼴리 말이 아니었지"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10일 헌재의 탄핵심판 인용으로 실각하면서 오는 5월 조기 대선이 확정됐다.

탄핵심판에 따른 대통령 파면은 우리나라 70년 헌정 사상 이번이 처음이고 지난해 12월9일 국회가 탄핵안을 의결한지 92일만이다. 이에 따라 2개월 간 집권 여당 부재도 불가피해졌다.

헌재는 이번 탄핵 심판에서 재판관 8명 중 재판관 전원 만장일치로 인용을 결정했다.


hm07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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