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립 뉴시스 문화부장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이과 나누면 문과계열의 박사과정 30·50대 여성 2명이 50대 남자교수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도교수가 허벅지, 등, 팔을 더듬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했고 모텔에서 놀다 가자는 등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고 한다. 금품도 강요했다고 추가했다.

교수가 성적인 내용의 e-메일을 보내왔고 “학생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볼 텐데…”, “내 찢어진 청바지에 손을 넣어보고 싶지 않느냐”며 지분거렸다고 폭로했다.

교수(54)의 말은 다르다. “56세 대학원생 겸 강사에게 내가 해외여행과 고가의 선물을 요구했고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꾸며낸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들은 내가 중국여행에 동행토록 유인해 현지에서 매춘여성을 활용한 성매매를 구상했고, 56세 여학생은 가짜눈물을 흘려가며 나와 신체적 접촉을 시도했다. 심지어 나를 확실하게 함정에 빠트리려고 37세 동료 대학원생과 함께 중국여행 4박5일간 주고받은 말을 녹음해 거짓자료를 만들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들 두 여학생은 중국에서 내 방을 드나들면서 녹취용 계획적 대화를 나눴고, 56세 여학생이 통곡하는 척하자 37세 여학생은 그녀를 포옹하라고 내게 권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는 상황설명이다.

문제의 메일에 대해서는 “‘40대 몸짱 아줌마’ 보도를 보냈으며 성적인 내용이 아니라 건강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수가 “헐~ 나이 50 넘은 우리 몸 관리합시다”라는 제목을 달아 기사를 전송하자 56세 강사는 “그저 한숨만 나오네요! 한때는 저도 한 몸매 했었었는데…. 자극받아 다이어트 돌입해야 하는데 요즘 발바닥이 아파 운동을 전혀 못해서 걱정이에요. 일단 먼저 관리하면 저도 뒤따라 갈게요. 즐거운 주말되세요~^^”라고 답한 기록이 있기도 하다.

교수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내가 학업과정 가운데 그녀와 주고받은 메일은 총 168개인데 이 가운데 노골적인 성적 내용이 담긴 메일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두 여성이 자신을 성 희롱, 추행했다고 하소연했다. “56세 여제자는 평소 자신이 나와 친밀하다는 것을 동료, 제자들에게 보여주려고 걸핏하면 손을 잡고 팔짱을 끼는 행위를 일삼았다. 또 연하인 나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만지는가 하면, 찢어진 청바지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고 장난을 치는 등 도를 넘은 행동을 해 나를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뿐만 아니란다. “56세 여제자는 ‘논문 끝나면 저하고 한번 놀아보실래요?’ 등과 같은 성희롱 발언을 수시로 했고, 모텔에서 쉬어 가자며 유혹하기도 했다. 자기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운 적이 있고, 나의 꾸중에 충격을 받아 하혈을 했다고도 한다. 37세 여제자는 내게 카카오톡으로 ♡를 보내곤 했다.”

교수의 반론대로라면, 그녀들은 왜 고려대에 대자보를 붙였으며 대학원 총학생회는 왜 그녀들의 편을 들었을까. “수준미달 박사논문을 통과시키려고 애교를 떨고 선물공세를 했지만 논문 지도와 심사를 엄격히 하자 음해한 것”이라는 짐작이다. 교수는 “마치 꽃뱀과도 같은 인면수심들”이라면서 “언더도그마”를 언급했다. 약자는 힘이 약하다는 이유 만으로 선하고 고결하며, 힘이 강한 사람은 강자이므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믿음이다.

제3자의 시각으로 양측의 공방을 지켜볼 필요도 있겠다. 미국의 윤리학자 니컬러스 캐펄디와 캐나다의 철학자 마일스 스미트를 빌리면, 권위에 호소하거나 대중에 호소하거나 선례에 호소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연민에 호소하기 역시 대체로 청중의 호의를 얻어내려는 시도다. 이런 시도가 지금껏 모두 성공했다면, 청중이 실제로 그런 종류의 논증에 호의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반박은 두 가지 유형 중 하나를 따르게 된다. 같은 성격의 좀 더 고차원적인 호소방법을 도입하든가, 아니면 아예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다. [신동립 뉴시스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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