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18일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진행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모두발언 통해 각종 의혹에 대해 사과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 ⓒ일간제주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 ⓒ일간제주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가 도민사회 내 각종 비난과 질타에 결국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나섰다.

강병삼 후보자는 18일 열린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농지와 관련 각종 의혹과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도의회 의장 등 도민사회 내 우려를 표명해주신 점에 대해 깊이 유념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강 후보자는 “평생 농사만 지으셨던 부모님 밑에서 어릴 때부터 밭에 가는 것이 일상”이라고 전제한 후 “힘들기도 했지만 살아오는 동안 값진 경험과 교훈으로 남아 있다”며 “이러한 경험 때문에 농업과 농민에 잘 안다고 오만한 생각을 하고 그 박탈감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등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스스로 돌아보는 데 부족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다시 한번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심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농민들과 제주시민들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재차 유감을 표했다.

강 후보자는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논란에도 제주시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진행해 나갈 뜻을 피력했다.

강 후보자는 “젊은 40대 나이이고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억척스럽게 일을 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가한다”며 자평한 후 “일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를 제주시민을 위해 온전히 쏟아 붓고 싶다는 다짐을 한다”며 적극적 행동으로 실용성 지향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제주시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말미에 강 후보자는 “행정시의 한계에 안주하는 시장이 아니라 주어진 권한 속에서도 성과를 만들어내는‘일 잘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올린다”며 “항상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와도 협력하고 시민들과 소통하겠다.”며 제주시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맡겨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다음은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 모두발언 전문이다.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 ⓒ일간제주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 ⓒ일간제주

존경하는 제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임정은 위원장님, 현기종 부위원장님을 비롯한 청문특위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제주시장 후보자 강병삼입니다.

연일 이어진 폭염과 바쁘신 의정 활동 가운데도 이번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노력해 주신 청문 위원님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오늘 인사청문회는 민의의 전당인 도의회에서 시민을 대신해서 제주시장 후보자인 저에 대한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자리일 것입니다.

먼저 언론 등에서 제기한 ‘농지 이슈’ 관련해서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농민단체를 비롯해 어제 도의회 의장님께서 우려를 표명해 주신 점에 대해서도 깊이 유념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현재 애월읍 고성2리인 양잠단지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평생 농사만 지으셨던 부모님 밑에서 어릴 때부터 밭에 가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우리 또래 중산간 출신들은 대부분 경험했겠지만 ‘농민의 아들’이라면 ‘촐밭에 살고’, ‘농약줄 잡고’, 검질 매는 것은 방과후 의무였고, 대학 때까지도 방학때 내려오면 과수원 방풍나무 전정을 했습니다.

솔직히 너무 힘들고 싫어서 주말이 다가오면 비오기를 기도하기까지 했지만 살아오는 동안 값진 경험과 교훈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농업과 농민에 대해 잘 안다고 오만한 생각을 하고 그 박탈감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데에 부족했다는 점을 깨닫게 됐습니다.

다시 한번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심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 농민들과 제주시민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슈가 된 농지 관련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오늘 청문위원님들의 질의에 가감 없이 답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 주신만큼 제주시민들과 위원님들께 시장 후보자로서 저의 포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아직 젊은 40대의 나이이고,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억척스럽게 일을 하면서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보험회사 법인영업을 하면서 제 실적에 도취된 적도 있었고, 돈을 벌어보겠다고 보험대리점을 하다가 숱한 거절에 심하게 좌절한 적도 있었습니다. 재기를 위해 텔레마케터부터 다시 시작해서 벤처회사의 마케팅팀장이 되기도 하고, 고향으로 돌아와서는 제주의 가치를 제대로 팔아보겠다고 창업에 도전했다가 쓴맛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후 공공기관에서 정부사업을 해보고, 다시 대기업으로 입사해서 일을 하다가 30대 중반에 전혀 생소한 법조계에 도전해서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변호사가 된 후에도 일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고, 밤새도록 변론서면을 쓰다가 아침에 해뜰 때에서야 집에 가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저에게 있는 이런 일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를 제주시민들을 위해 온전히 쏟아붓고 싶다는 다짐을 하면서 저의 각오를 밝히고자 합니다.

첫째, 저는 50만 시민이 일터와 삶터에서 행복한 공동체를 위해 <행동하는 제주시장>이 되겠습니다.

돌아보면 제주국제자유도시라는 비전은 제주에 외형적 성장을 가져왔음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제주시민들의 삶이 행복해졌는가는 물음에는 의문입니다. 전국 최하위 수준의 노동자 평균임금, 비정규직 비율 최고 수준으로 상징되는 것이 대다수 시민들의 삶입니다.

화려해진 관광산업 속에 정작 제주 관광업계는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명산업이라는 1차 산업 역시 농어가부채가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우선 저는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제주시를 만들고 싶습니다. 제주시 사업장의 경우 10인 미만 사업장이 대다수입니다.

정부 정책만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제주시 특성에 맞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노동단체, 시민사회와도 협력해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추진하겠습니다.

50만 시민들이 골목골목, 구석구석 행복한 삶터를 위해 뛰겠습니다. 시민들이 일상 생활에서 누구나 소외됨이 없는 촘촘한 복지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노인·장애인·아동·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가 제주시민으로서 일상에서 불편함 없이 평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행동하면서 먼저 뛰겠습니다.

둘째, <실용주의자, 제주시장>이 되겠습니다.

형식과 의전을 줄이고, 실질을 추구하는 행정을 하고자 합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 자주 인용하셨던 ‘실사구시’(實事求是)는 액자 속에만 존재하는 ‘사자성어’만이 아니라 지금 행정에서도 유효한 명제라고 봅니다.

법치행정은 행정의 기본이지만, 법률에만 의존하여 소극행정을 하지 않고, 법률의 근본취지를 생각하면서 하나라도 더 시민을 위해 챙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살피겠습니다.

갈등이 있다면 갈등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백번을 만나더라도 이해당사자들간 서로 실리를 찾는 방안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겠습니다.

‘실사구시’와 ‘실용주의’를 제주시정 운영의 핵심원칙으로 삼겠습니다. 시민을 위해 돌멩이 하나라도 움직 일 수 있는 <실용주의자 강병삼>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뛰겠습니다.

셋째 <시민주권시대>를 뒷받침하겠습니다. 시민이 참여하는 행정, 풀뿌리 자치를 선도하는 제주시를 함께 만들겠습니다.

‘선(先) 정책결정, 후(後) 의견수렴’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행정처리 방식을 변화시키겠습니다. 시민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의 의견을 듣는 과정으로 변화시키겠습니다.

보험영업을 하면서 말은 잘하는 것보다 잘 듣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변호사를 하면서도 의뢰인이 하는 말 안에 해법이 있다고 믿고 일을 하였습니다.

50만 시민이 제 의뢰인이라 생각하고 시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데서부터 해법이 나온다는 믿음으로 시정에 임하겠습니다.

넷째로 미래를 먼저 준비하는 제주시장이 되겠습니다.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에게 다가온 미래입니다. 탄소중립 전환 사회는 국가적 의제만이 아닌 지역의 과제, 제주시민의 생활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생활의 양식을 바꿔야 하는 시대에 직면해있습니다.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의 탄소중립 정책 방향과 연계하면서도 50만 시민들과 함께 일터에서, 삶터에서, 기후위기 시대를 함께 준비하겠습니다.

제주시의 미래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겠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할 20개 상장기업 육성과 유치 전략에 대한 제주시 차원의 대책을 세우고, 제주시가 토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말로만이 아닌 지속 가능한 1차산업,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3차 산업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특히 ‘청년이 미래’라는 말이 구호가 아닌 현실이 되도록 제주시 차원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창업에 도전했다가 쓰라린 실패를 경험한 바 있고, 그 실패의 경험을 귀중하게 새기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도전에 조언을 아끼지 않고 실질적으로 자립기반을 만드는데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세세하게 살피겠습니다.

<청년이 떠나는 제주시>가 아니라 <청년들의 미래가 시작되는 제주시>를 만들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제주시민 여러분!

청문특위 위원님!

저는 아직 생물학적 나이는 적습니다. 일부에서 지적하듯이 행정 경험이 부족한 것도 맞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 있기까지 고민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누구 못지않게 다양한 인생 경험과 도전을 하면서, 성실하면서도 악착같이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제가 부족하나마 제주시장의 자격이 있다면, 그것은 변호사라는 직업을 10년 했기 때문이 아니라, 변호사가 되기 전 치열하고 어렵던 삶이 있었고, 그 삶이 제주시민의 모습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의 삶과 어려움을 공감하고 시민을 위한 시정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변호사로서 법치행정의 원리를 익히고, 각종 위원회에서 인사, 감사, 기금, 소청, 행정심판 등의 업무를 하면서 행정의 시스템을 이해하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희 경험이 기존 행정과 조화롭게 융합된다면 시정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하면서 도전을 하게 됐습니다.

청문특위 위원님

작고하신 저희 아버지께서는 고성2리의 설촌자 중 한 분이시고 평생 마을을 지키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저에게 살갑지는 않으셨지만 묵묵하게 평생 ‘양잠단지’를 일궈 오신 저희 아버지의 그 마음, 그대로 제주시정의 새로움을 개척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행정시의 한계에 안주하는 시장이 아니라 주어진 권한 속에서도 성과를 만들어내는‘일 잘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올립니다. 항상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와도 협력하고 시민들과 소통하겠습니다.

이미 후보자로서 부족함이 생긴 점 해량해 주십시오.

그 부족함은 열정과 패기, 그리고 오직 시민들을 위한 행동으로, 일로서 보답하고자 합니다.

부디 50만 제주시민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십시오.

부족한 저의 소견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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